

Kim Young-Hun (b. 1964 -)
김영헌 작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과 감각의 강렬한 울림을 탐구하는 예술가로, 회화적 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TV 브라운관의 왜곡, 필름 영화의 노이즈, LP판의 잡음 등 아날로그 매체에서 발견한 흔적을 현대적 감성과 결합해, 물질의 점도, 흐름, 저항을 강조하는 독창적 회화 형식으로 구현한다. 그의 작업은 물감, 캔버스, 도구 등 매체의 물질성을 깊이 탐구하며, 물질 자체가 회화의 주체로서 강렬한 리듬과 생동감을 드러내도록 구성된다. 김영헌 작가의 작품은 색채와 패턴, 구조와 리듬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관람자로 하여금 물질과 이미지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그의 회화는 단순히 매체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물질과 예술적 형식이 공명하는 독창적 미적 경험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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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왜곡과 노이즈… 김영헌의 화면은 울린다
삐이이-. 과거 아날로그 TV에는 가끔 조정화면이 등장했다. 선명한 색의 대비와 줄무늬의 간격. 삐이이- 하는 소리와 함께 재생되는 정지 화면일 뿐인데 시선을 빼앗기곤 했다. 멍하게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끔 지지직- 하는 노이즈가 화면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색색의 줄무늬가 가늘게 진동하기도 했으며, 심지어는 화면 밖으로 이동했다가 돌아오기도 했다. 어린 시절, 노이즈를 찾기 위해 조정화면을 흥미롭게 지켜봤던 이가 아마 한둘은 아닐 것이다.
김영헌의 회화적 울림이 와닿을 때… 비로소 시작되는 ‘공명의 순간’
공명이란, 외부에서 진동을 가했을 때의 고유진동수와 외부에서 가해주는 힘의 진동수가 일치하면 진동과 진폭이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를 미술에 빗대어 표현한다면 작품이 주는 예술적 자극과 관람객 내면의 감정이 맞닿을 때 나타나는 공감과 감동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작가 김영헌(61)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계를 오가며 느낀 감각을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재해석해 이러한 공명의 순간을 포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