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 Mi Keum (b. 1959 -)
엄미금 작가는 전통 민화의 책거리에서 착안한 조형적 언어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하며, 책을 매개로 지식과 인문학적 성찰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녀의 작품은 다시점과 역원근법 등 민화 특유의 공간적 해석을 바탕으로, 색면 추상을 통해 감성적 깊이를 더하고 있다. 특히 책을 모티프로 한 화면 구성은 지식의 축적과 인간 경험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 미감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엄미금은 책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인간의 본질과 휴머니티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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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금의 ‘책’ 한 페이지에 담긴 인생 한 페이지
단어가 모이면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이면 한 페이지를 이룬다. 이들 페이지가 한데 엮이면 한 권의 책이 된다. 인간의 삶도 비슷하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살아가는 과정은 조금씩 달라도 그 인생의 여정을 한 페이지씩 넘기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누구에게나 같다. 엄미금(64)의 ‘책’도 그러하다. 그의 화면 안에는 한 권 한 권 작은 우주와도 같은 책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네 인생의 희로애락을 비추는 삶의 궤적을 보여준다. 자고로 책은 동서고금의 지혜를 담고 있어 지식의 곳간과도 같다고들 한다. 작가는 이러한 특성을 지닌 책에 매료돼 지난 30년간 책을 모티프로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동시대적 조형미로 재탄생한 ‘책거리’… 엄미금 개인전 ‘더 페이지’ 개막
“전통 책거리에서 나타나는 다시점이나 역원근법에 매료돼 민화에 빠졌던 저 자신을 상기하며 이를 아크릴 물감과 캔버스로써 재료를 달리해 오늘날의 책거리를 그렸어요. 책더미를 자유분방하게 해체시켜 기하학적 도형으로 구상해 미니멀한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 전통 민화의 맥을 이어온 주요한 작가 중 하나였던 엄미금(64)이 책거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새로운 조형적 시도를 선보인다. 엄미금 개인전 ‘더 페이지(The Page)’가 2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아트조선스페이스(ACS)에서 개막했다. 해체된 책의 형상을 빌려 작가 고유의 인문적 감성을 캔버스에 자유로이 펼쳐 독창적인 추상 형태를 담은 신작 27점이 이날 최초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