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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_2. Maru, 2021, Hanok floorboard, steel, rubber, and screws, Size variable(21pcs_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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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 Myung Taek (b. 1971)

정명택 작가는 전통 건축물의 초석과 마루, 기둥 같은 은일한 대상에서 한국 고유의 정서를 길어 올려 이를 현대적 감각의 아트퍼니처와 조각으로 승화시킨다. 그의 작업 세계는 ‘무위’, ‘무심’, ‘무형’이라는 한국적 미감에 뿌리를 두고, 재료 본연의 물성을 숨기지 않은 채 오롯이 드러낸다. 대표작인 ‘둠(Doom)’은 경주 황룡사지의 1400여 년 역사를 간직한 초석에서 비롯된 작품으로, 오래된 돌의 생명력과 한국적인 무심함을 청동의 질감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또한, 한옥 마루청을 활용한 스툴, 덤벙주초를 재해석한 작품들은 시간의 흔적을 지닌 재료에 담백함과 자연스러움을 부여하여 한국적 정신성의 정수를 현대적 조형미로 구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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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택의 투박하고 섬세한 정수(精髓)

여기 정적의 천년을 관통한 무거운 돌이 있다. 경주 황룡사터에 홀로 덩그러니 놓인 거대한 초석(礎石)은 1400년이 넘는 긴긴 시간 그저 한자리를 지켜왔다. 외로운 적요의 더께를 간직한 이 석물(石物)은 세월의 중첩에 따라 더욱 견고해졌고 무심해졌을 테다. 정명택(53)의 ‘둠(Doom)’도 그러하다. 10여 년 전, 동도 트지 않은 여명 속에서 이들 석물을 마주한 작가는 그로부터 우리 고유의 성정을 발견하고 이를 아트퍼니처를 주축으로 조각 혹은 설치의 형태로도 풀어내 오고 있다. 대표 연작 ‘둠’은 새벽 사찰터에서 본 초석의 투박한 겉모습을 본뜸으로써 그에 내재된 정체성과 자생적인 정신성을 섬세하게 담아낸 청동 벤치 작업이다.

아름다운 시차 품은 과거의 사물… 이규홍·정명택 ‘원형(原型)의 은유’ 개막

60여 년 전 지어진 수도원의 나무 창틀로 만들어진 유리 병풍과 1400여년이 훌쩍 넘은 경주 황룡사지 터의 초석을 본뜬 청동 벤치가 한 공간에 있다. 마치 과거의 기억을 수면 위로 건져 올린 듯 은은하게 빛나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두 작품은 작가 이규홍의 병풍 시리즈, 작가 정명택의 ‘둠’이다. 작품이 전시된 공간에 발을 딛는 순간 과거에서 빌려온 시간의 흐름이 공간을 채우며 관람객을 압도한다. 작품 대부분은 한국 전통 사물에서 영감을 받아 형상화했다. 그러나 두 작가 모두 전통을 동시대 작품으로 반영하기 위해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답한다. 그저 의도하지 않아도 작가의 자연스러운 정체성이 작품에 묻어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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