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Young Rim (b. 1969 -)
이영림 작가는 전통적 평면 회화를 뛰어넘어,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작품으로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예리하게 탐구한다. 심리학과 디자인을 전공한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회화가 공간 속에서 가지는 물리성과 지각적 경험을 깊이 고찰하며 전시 공간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로 삼는다. 직관적인 색채 선택과 공간 구성은 고전 문학과 자연, 도시 풍경 등에서 영감을 받아 다층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을 창출하며, 작품의 물질적 성격을 통해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하도록 유도한다.
빛깔의 흥얼거림: 입체적 회화가 빛깔 될 때
전시장의 작품은 어떤 기준에 의해 벽에 내걸리는 걸까?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 중에는 이러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도 더러 있을 것이다. 전시장 흰 벽에 걸린 회화가 단순히 ‘평면 그림’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회화 작품은 3차원 공간에 내걸리며 관람객과 상호작용한다. 또한 픽셀로 이뤄진 디지털 이미지와는 다르게 물감을 쌓아 올리고 캔버스 위로 붓질을 내지르는 과정은 생각보다 ‘물질적’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작품은 관람객이 보는 위치에 따라 색감과 질감이 달라지며 입체적인 감상을 가능케 한다.
색이 빛깔 되는 순간… ‘Humming of Colors’ 개막
따스한 봄날, 작품 속 아름다운 색이 빛깔이 돼 전시장에서 공명한다. 마치 우주를 담은 듯한 소품부터 흰 벽면뿐 아니라 주변 공간을 장악하는 비정형 작품까지 다양하다. 감각적이고, 신비로운 미술적 순간이 지속된다.
1970년대부터 작업을 이어나가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김홍주, 이란 출신으로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 거주하며 금속 패널을 지지체로 물의 움직임을 색으로 담아내는 누르, 일상적 소재에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시각을 담아내는 체플라누, 비정형으로 잘라낸 나무를 사용해 작품을 다각도로 연출하며 시각과 인지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는 이영림까지 출품작을 통해 작가가 가진 고유의 개성과 시각을 한 공간에 쏟아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