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CHOSUN과 TV CHOSUN이 공동 주최하고 ART CHOSUN SPACE가 주관하는 김근태 개인전《숨결.》이 오는 2023년 3월 2일부터 4월 22일까지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최된다. 작품 시리즈에 따라 나뉘어 숨, 결 총 2부로 진행되며《숨》은 3월 2일부터 3월 25일까지, 《결》은 3월 30일부터 4월 22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2020년 2월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숨, 결》을 확장(擴張) 한다. 문장 부호 ‘,(쉼표)’로 ‘숨’과 ‘결’을 구분 짓던 이전의 전시와는 다르게, 김근태가 추구했던 작품세계를 오롯이 포괄하며 ‘숨과 결’ 모두를 조망하고, 마침표를 찍듯 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전시를 위해 제작된 아카이빙 작업 과정 영상과 더불어, 작가로서의 삶이 담긴 깊이 있는 미니 다큐멘터리 영상도 함께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김근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모습까지를 총망라한다. 특히 돌가루 작업으로 대중에게 익숙한 ‘숨’시리즈와 유화 작업 ‘결’시리즈로 나뉘었던 이분법적 작업이 하나로 통합된, 작가만의 깊은 사유가 엿보이는 신작 《2022-142》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중도의 세계에 대한 모색을 꿈꾸는 김근태의 새로운 출발을 엿볼 수 있다.
김근태의 작품은 온전한 시간의 흐름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흔적이다. 비가시적인 자아(自我)를 캔버스 위에 선과 색으로, 면과 폭으로 그리며 내비친다. 채우기보다는 비워냄으로써 지극한 곳에 이르길 원하는 김근태에게 작업이란, 그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며, ‘참 나’를 찾는 과정이다.
1부《숨》전시(3.2─3.25)에 선보이는 ‘숨’ 시리즈 작품은 사유의 순간을 온전히 맞닥뜨릴 수 있는 석분(石粉)작업이다. 먼저 석분과 물감을 배합하고 이를 붓에 충분히 배이게 한 뒤, 캔버스 위에 겹겹이 칠하며 쌓아 올린다. 김근태는 ‘돌가루’ 라는 재료의 수용성을 존중하고, 최소한의 개입으로 절제된 의식을 통해 칠을 반복한다.
그 과정에서 물감이 캔버스 옆으로 흘러내리기도 하고, 돌가루가 캔버스 표면 위에 기포를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캔버스 천 역시 흔히 쓰이는 마포(麻布)가 아닌 9합 광목(廣木)으로 짜인 천을 사용하며, 이는 돌가루의 물질적 질감을 더 도드라지게 표현해주는 매개로써 작용한다.
2부《결》전시(3.30─4.22)에 선보이는 ‘결’ 시리즈 작품은 김근태의 내재된 감성과 이성이 붓과 물감이라는 물질과 결합되어 표출된 작업이다. 김근태는 유화 물감에 린시드 오일(Linseed Oil, 아마의 씨에 함유된 건성 지방유)과 테레빈유(Turpentine, 소나무에서 얻는 무색의 정유)를 섞지 않고, 코팅 미디엄(Coating Medium, 불투명한 페이스트로, 단단하고 강한 마무리를 위해 사용)을 섞어 만들어진 단색 물감을 캔버스에 바르기를 거듭하며 원하는 농도에 이르게 한다. 붓에 있는 몇 천개의 정교한 모(毛)는 김근태의 정신 세계와 만나, 또 하나의 정신 세계를 표상한다.
물감은 캔버스 위에 쌓이고 이내 마르고를 반복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각각 다른 형상을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같은 색상의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작업의 순간마다 다른 감정, 촉감, 날씨, 온도 등 모든 것이 내포된 결과물이다. 이렇게 김근태의 내면이 깃든 안료들과 붓, 그리고 천이 만나 투박하지만 유연한 흐름이 탄생한다.
김근태는 이렇게 말한다. “오로지 내 마음에서 나온 세계를 추구한다. 이분법적 세계를 떠난 중도의 지점 어딘가를 실현하고 싶었다.”다가오지 않은 세계를 끊임없이 탐구하고 추구하는 김근태의 지향점은 이번 전시의 궁극적인 지향점과 일맥상통한다. 김근태 《숨결.》의 온점은 마침의 뜻이 아니다. 이는 새로운 통합과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