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i MyoungYoung (b. 1941 -)
최명영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주요 역할을 한 미술단체인 오리진(Origin1962 ― )과 한국아방가르드협회 (A.G1969 ― 1975)의 창립 멤버로 활약하며 한국 화단의 흐름을 이끌었다. 단색화 1세대 작가 중 한 명으로 1970년대 중후반부터 <평면조건平面條件, Conditional Planes>이라는 하나의 명제 하에 형태나 방식에 여러 실험을 거듭해 왔다. 회화, 곧 평면으로서의 존재방식을 규명하고자 하는 것으로 2차원 평면의 성립요건을 통한 회화적 리얼리티 실현에 대한 탐구에 끊임없이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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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롭지 않은’ 일기(日記)들에 응축된 50년 궤적
최명영(82)의 화실에는 책상이 많다. 그중에서도 볕이 제일 잘 드는 창가에 자리한 나직한 책상이 아마 그가 가장 자주 마주하는 상이리라. 그 위로 채 완성되지 않은 종이 작업 수 장 옆으로 화구들이 언제든 쓰임을 기다리듯 각자 제자리를 찾아 정갈히 놓여있다. 맞은편 서재에 빼곡히 꽂힌 책들은 무엇이고 하니, 연대별로 분류된 사진 앨범과 기록물, 전람회 화집 등 지난 반 백 년의 그의 족적이 감탄스러우리만큼 말쑥하게 정리돼 있다. 이처럼 작업실 곳곳에서는 작가의 성품이 엿보이는데, 이러한 깔끔하고 정결한 성정이 이끈 것일까. 최명영의 평생화두는 다름 아닌 ‘조건’이었다. 이 창작의 산실(産室)에서 최명영은 회화를 회화로, 평면을 평면으로써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조건을 완성하는 데 일평생을 몰두했다. ‘평면조건’은 작가의 대표작 명제이자 작업 주제다.
종이 위에 구현된 ‘평면조건’… ‘최명영 Works on Paper 1976-2022’展 개막
“발가벗겨진 기분입니다. 민낯을 들킨 것 같다고나 할까요. 이렇게 미공개 작업을 한데 모아서 선보이는 자리는 처음이니까요.”
최명영(82) 화백의 개인전 ‘Works on Paper 1976-2022’가 28일 서울 중구 아트조선스페이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대표 연작 ‘평면조건’으로 잘 알려진 최명영 화백의 종이 작업만을 모아 마련된 것으로, 특히 액자나 다른 군더더기 없이 오로지 있는 그대로의 작품의 민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자리다.